[스크랩] 달랑 사진 다섯장이지만~~
감기를 끓어앉고간 변산 정모였습니다...
무척 긴 겨울이였습니다.
마음 아픈일이 많았던
그래서 초록향기님께서 많이 신경써 주신
변산 정모였습니다...
달랑 사진 다섯장 올리면서
제가 오늘은
조금은 긴 이야기를 해드릴까 합니다...
<가지복수초>
초등학교 5학년때였습니다...
그리 특별함이 없이 작고 왜소하였던 저는
그나마 다행인지 글씨를 꽤나 또박또박 잘써서
학년을 올라갈때마다 선생님들의 눈길을 받았습니다.
그런던중 교내 붓글씨 대회를 추천을 받게 되었고
학년 대표가 되어야 대회를 나갈 수 있다고 하셨는데
어린맘에 무척 욕심을 내었나 봅니다.
집에서 아무리 연습을 하여도
욕심껏 글씨가 잘 써지지를 않았습니다.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때 참으로 맹랑한 짓을 하게 되었습니다.
미술책에 있던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쪼그리고 앉아서 한참이나 베꼈습니다.
습자지를 책위에 올려놓고 붓으로 그대로 그렸습니다.
선생님은 무척이나 만족해 하시면서
저를 대단하다고 하셨습니다.
<분홍색시 노루귀>
그리고 얼마후 저는 학년대표로 대회를 나가게 되었습니다.
선생님도 아이들도 제가 분명 일등을 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신이났고 제 맹랑한 짓에 대한 기억을 잊었습니다...
드디어 대회 전날 입니다...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부터
두근두근하던 심장박동 소리가 점점 커지는 것 같았습니다...
밥도 먹지 못하고 저는 점점 이불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두려움 무서움 그리고 양심....
대회에서 글씨를 못쓰면 어떻게 하나?
선생님들이 내가 미술책을 베낀것을 아시면 어떻게 하나?
어린 저는 밤새 앓았고
결국 붓글씨 대회도 나가지 못하였으며
며칠을 덜덜 떨면서 앓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학교에 가서 선생님께 사실대로 말씀을 드렸고
기가막혀 하시는 선생님께 울면서 용서를 빌었습니다...
<털보숭이 노루귀>
변산 정모에서
작년만해도 느껴보지 못했던 그런점이 있었습니다...
꽃이 좋아 정모를 쫒아다니기에
SLR과 똑딱이에 대한 큰 미련은 없었습니다...
가끔씩 첫 정모를 오시려는 분들이
똑딱인데 괜찮나요 하시는 것이 왜그럴까 하였습니다.(제가 좀 둔합니다^^)
그런데 그날 그장소에 와있던 다른 일행들이
꽃들에게 남아있던 눈을 올리고 나뭇잎을 파헤치고
그러면서 카메라에 대한 사치스러운 말들과 연출 효과에 대한
참으로 기가막히고 어이없는 행동과 대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들뿐만이 아니겠지요...
요즈음의 실태들이겠지요...
카메라 기종이 좋아야하고 주위를 뛰어나게 연출을 하여야하고.....
꼭 이래야만 될까요...
제가 똑딱이라서 그리고 연출력이 없어서 그런걸까요?
그런데요,,,
저는 이런 느낌 갖지않고 싶습니다...
작고 부족하지만 저는 제마음으로도
아주 많이 행복한 하루였고 부자가된 하루였습니다...
<바람난 변산처자>
사진을 찍는 우리들의 마음은
모두 그대상을 사랑하기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꽃을 사랑하고 새를 사랑하고 나비를 사랑하고...
사진에 마음을 잘담아서 좋은 사진을 찍은 것이 중요하지
무조건 잘찍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지 않을까요?
어린 저처럼,, 잘보이려는 마음이 먼저가 되서는 안된다고 생각 합니다...
얼마전 풀꽃나라에 게시되지 말아야할 사진이 게시 되었습니다...
저는 감히 부끄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진을 잘 찍은시는 분이 무척이나 부럽고
좋은 사진기를 갖고 계시는 분이 관심이 가져지는 것은 분명 합니다.
하지만 저도 때가 되면 좋은 사진기를 가질 것이고
또 열심히 익히다보면 제게 만족스러운 사진도 담을수 있게 될 것 입니다...
그이상의 선은,, 그렇게 하시면 안된다고 생각 합니다...
모든 풀꽃님들이 같은 생각을 하시리라고는 생각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마음이 담아진 사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맑은 마음,,, 깨끗한 마음...
달랑 다섯장의 사진으로 저는 행복해 하였습니다...
동강할미꽃님이 제게 "별꽃아씨,, 바람났나봐~~ "
사진을 찍지않고 빈둥되는 저를 보시면서 놀리셨습니다...
예,, 동강할미꽃님은 제 속내를 이미 알고 계시기에 하신 말씀 입니다...
변산처자 바람난 것 보러 갔다가
별꽃아씨~~ 바람나서 왔습니다... *^^*
우리 풀꽃님들 모두가 좋은 사진을 담아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마음과 정성이 가득 담겨진 좋은 사진...
행복을 전해줄 수 있는 좋은 사진...
건강하셔요...
바람난 별꽃아씨 드려 봅니다...